[나침반] 로봇이 만들어갈 선진급식을 기대하며

Column 나침반  '나침반'은 방향을 가리키도록 제작된 도구로, 배나 비행기 진로 그리고 목적지를 찾는 사람에겐 길의 방향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Column 나침반'은 급식 분야에서 누군가의 건강한 한 끼를 고민하는 분들과 맑은 지혜를 나누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2022년 정부는 ‘푸드테크’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2027년까지 10대 핵심 분야에 대한 기술경쟁력 확보로 식품산업의 혁신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를 지나며 건강·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 가치 확산과 치열해지는 국가 간 IT 기술경쟁력 확보가 정부 정책에 정당성을 실어준다고 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푸드테크는 ‘2022 CES(Consumer Electronic Show)’에서 5대 기술 트렌드로 선정됐고, 2024 CES에서는 로봇과 AI가 가장 주목받는 주제로 등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푸드테크 10대 핵심 분야 중 로봇과 수요예측 AI 등은 급식·외식 매장관리 자동화 기술개발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급식·외식산업의 가장 큰 난제가 인력난이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로봇의 도입으로 보인다. 

특히 급식 현장에서의 인력난은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문제는 인건비를 증액해도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서초구의 한 학교가 조리실무자 정원이 9명임에도 인원 부족으로 2명만 작업을 수행해 메뉴 종류와 수에 큰 영향을 미쳐 학부모들의 불만이 폭증했다는 기사가 게재되기도 했다. 

이처럼 인력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등장한 조리로봇은 그 해결책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23년 서울 숭곡중학교에 조리로봇이 도입돼 튀김, 국, 탕, 볶음을 조리하면서 조리실무사들의 노동 강도를 격감시켰고, 조리환경도 개선해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전국으로 이어져 5월 29일에는 춘천 한샘고등학교에 튀김로봇이 도입되었고, 전북교육청에서는 조리로봇 도입을 협의 중이다. 효과적이라는 평을 받는 튀김로봇은 최적의 조리 온도와 시간 설정이 가능해 학생 만족도를 높였고, 조리 종사자의 유증기 흡입과 근골격계 질환, 화상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어 근무 환경도 개선시켰다. 

군에서는 이미 2021년 논산 육군훈련소 28연대 식당에 조리병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작업인 튀김, 볶음, 국(탕), 취반 4개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조리로봇은 삼성웰스토리, CJ프레시웨이, 아워홈 등 대형위탁급식업체들도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해외 급식에서도 조리로봇 적용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휴스턴의 Rivalry Tech는 자율로봇 주방시스템으로 유명하고, 컴퍼스 그룹 캐나다에서도 24시간 연중무휴로 이용할 수 있는 자동화 키친시스템 서비스 제공 계획을 발표했다.

급식산업에 협동로봇은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체하면서 쾌적한 작업환경을 제공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그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아직 기술 발전과 준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기계 오작동으로 인한 인적 사고와 식중독 사고 등 아직 완벽하지 않은 로봇의 문제는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조리실을 설계할 때부터 로봇 도입을 고려하고 계획해야 조리로봇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즉 조리로봇의 효과는 ▲기술의 진전이 얼마나 이루어진 시기에 도입됐는지 ▲작업 공간과 전기 시설이 로봇을 설치에 충분한지 ▲사용자인 조리 종사자들의 기술 적응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로봇급식소의 위생과 안전 및 효율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수립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학교급식은 전세계에서도 최상의 관리로 이뤄진다고 자부한다. IT 강국이자 K-Food 본산지인 우리나라가 조리로봇 도입으로 글로벌 공공급식에서도 선진화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출처 : 대한급식신문(http://www.fsnews.co.kr)​